한 자리에 마주 앉은 美·中, 협상은 했지만 합의는 없다. 그 와중에 웃은 건 비트코인과 테슬라?
“80% 관세도 괜찮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SNS를 통해 내뱉은 이 한 마디가 글로벌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었습니다. 장소는 중립국 스위스 제네바, 상대는 중국. 분위기는 “우호적이지만 비공개”. 이게 도대체 협상입니까, 신경전입니까?
지난 주말,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무역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공식 발표는 있었고, 겉으로는 ‘진전’이라는 단어가 오갔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도무지 뭐가 진전됐다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양국 모두 실질적인 합의 내용을 감춘 채, “좋았다”는 뉘앙스만 풍긴 것이죠.
중국 측에서는 공안부 장관까지 등장했습니다. 네, 그 공안부입니다. 펜타닐 문제 때문이냐고요? 외신들은 그렇게 추정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우리는 다시 시작했다”고 말했고, 미국 백악관도 “엄청난 양의 진전”이라며 기대감을 띄웠지만, 막상 협상은 전면 비공개였습니다. 제네바 회담 직후 발표된 성명에는 숫자도, 조건도, 일자도 없었습니다. 그냥 “분위기 좋았다”입니다.
놀라운 건, 시장이 반응했다는 점입니다.
비트코인은 단숨에 10만 4천 달러선을 회복했고, 이더리움은 2,500달러를 넘겼습니다. “진짜 뭐가 합의됐는지도 모르는데 왜 오른 거죠?” 라는 합리적 의문은 무시된 채, 글로벌 ETF 시장도 들썩였습니다. IBIT, BITQ 같은 암호화폐 ETF들이 상승세를 보였고, 테슬라는 로보택시 기대감에 4% 이상 급등했습니다.
그 와중에 트럼프는 “나 아니면 협상 안 된다”는 메시지를 은근히 흘렸습니다. 이것이 그의 ‘다음 수’입니다. 경제 대통령으로 다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가 뻔히 읽힙니다. 그의 ‘압박 → 협상 → 재선 준비’ 시나리오는 반복되고 있습니다.
한편, 블룸버그와 로이터는 이번 협상이 “탐색적 협상”에 불과하며 “돌파구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양국 모두 여전히 관세에 대한 입장을 굽히지 않았으며, 미국은 80%까지 관세를 올릴 수 있다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습니다.
그런데도 시장은 환호했습니다. 왜일까요? 그것은 어쩌면, 전쟁보다 대화가 낫다는 단순한 신념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그냥 ‘뉴스가 나온 것’만으로도 충분했을지도요. 정보의 진실성보다 타이밍이 중요한 시장에서, 제네바는 ‘무엇이 나왔는가’보다 ‘무언가 있었는가’가 중요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 무언가는, 테슬라의 주가를 끌어올렸고, 비트코인을 웃게 했습니다.
트럼프의 협상 쇼, 다음 회차는 어디일까요? 그리고 그때는 정말로 ‘합의’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