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유럽을 상대로 25%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세계 금융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철강과 알루미늄을 넘어 구리에도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원자재 시장이 출렁였고, 글로벌 증시는 요동쳤다.
트럼프, “유럽? 미국을 속이려 만든 단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거침없었다. “유럽연합(EU)은 미국을 속이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라고 비판하며, 유럽산 자동차를 포함한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은 즉각 반발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부당한 무역 장벽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가격이 급등할 경우 소비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캐나다와의 무역 협정에도 25%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당초 3월 말까지 유예 기간을 두겠다고 했던 것과 달리 4월 2일부터 바로 시행할 것이라고 못 박으며 시장의 불안을 증폭시켰다.
글로벌 증시, 혼조세…테슬라는 ‘급락’
트럼프의 ‘관세 폭탄’이 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미국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0.44%)는 하락했지만, 나스닥(+0.26%)과 S&P 500(+0.01%)은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테슬라(-3%)는 300달러 선이 무너졌다.
테슬라는 최근 몇 주간 지속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유럽 내 판매량 감소, 모델 체인지 기대감, CEO 일론 머스크에 대한 비호감도 증가 등 복합적인 요인이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
한편 유럽 증시는 기업들의 호실적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으며, 아시아 증시도 중국 기술주 강세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트코인 8만 3,000달러까지 하락…“기관 투자 심리 위축”
비트코인도 직격탄을 맞았다.
한때 9만 달러를 넘었던 비트코인은 8만 3,000달러까지 급락,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에 대해 “시장 불확실성, 고금리 환경, 최근의 해킹 사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 시장의 분수령 될까?
시장에서는 엔비디아(Nvidia)의 실적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매출 393억 달러, EPS 0.89달러로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투자자 기대치가 워낙 높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CEO 젠슨 황(Jensen Huang)의 발언이 중요하다. 그는 최근 “AI 산업이 오픈소스 공개로 인해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밝혀,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발 무역 전쟁…투자 전략은?
이번 관세 리스크와 증시 변동성 확대 속에서 전문가들은 ‘분할 매수 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CNN이 발표하는 공포와 탐욕 지수(Fear & Greed Index)는 현재 ‘극단적 공포’ 단계로, 통상적으로 이 지수가 낮을 때 시장은 반등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은 기업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투자 심리 위축에 따른 가격 조정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테슬라·엔비디아 같은 대형 기술주의 반등 여부가 향후 시장 흐름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행보와 4월 2일 예정된 관세 부과 시행 여부를 주시하며, 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