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또다시 혼란 속에 빠졌다. 소비자들의 심리는 바닥을 치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3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증시는 활짝 웃었다. 기술주가 이끌며 상승 랠리를 펼쳤고, 독일은 천문학적인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유럽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여기에 더해, 스페이스X의 CEO 일론 머스크는 다시 한 번 세상을 들썩이게 했다. 그의 목표는 지구가 아닌 화성이다. 2026년 무인 탐사, 2029년 유인 착륙이라는 거대한 계획을 선언하며 우주 개척의 새로운 시대를 예고했다.
이 모든 것이 단 일주일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미국 경제, 위기인가 기회인가?
미국 소비자들은 지금 불안하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3월 소비자 심리지수는 57.9를 기록하며 202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지갑을 닫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인플레이션이다.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3.9%까지 치솟아 199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는 끝없이 오르고, 사람들은 점점 더 생활이 어려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반등했다. 특히, 기술주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엔비디아, 테슬라, 팔란티어 같은 종목들이 3~8%가량 급등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미국 정부의 셧다운 위기가 해소되었다는 점도 투자 심리를 안정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
트럼프, 셧다운을 막다. 하지만 불안 요소 여전
셧다운 위기는 일단락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시 예산안에 서명하면서 최소한 6개월 동안은 연방정부가 정상 운영될 예정이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미국의 재정적자는 점점 커지고 있으며, 국가 부채는 36조 달러를 넘어섰다.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또다시 비슷한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이번 셧다운 해결이 단순한 “시간 벌기”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독일, 5,000억 유로 투입… 유럽 증시 훈풍
한편, 유럽에서는 독일이 경제 부양책을 내놓으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독일 정부는 5,000억 유로(약 720조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국방비 증가도 허용하면서 재정 지출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이 발표 이후, 독일 증시는 즉각 반응했다. 닥스(DAX) 지수는 1.86% 상승했고, 유로스톡스 600도 1.15% 오르며 유럽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대규모 지출이 유럽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럽중앙은행(ECB) 일부 인사들은 “독일의 공격적인 재정 정책이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엔비디아, 양자 컴퓨팅 로드맵 공개… 기술주의 반격
이번 주는 기술주의 반격이 두드러진 한 주였다.
특히 엔비디아는 오는 21일 양자 컴퓨팅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양자 컴퓨터는 기존 컴퓨터보다 수천 배 이상 빠른 연산 능력을 보유한 차세대 기술로, AI 및 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대감에 힘입어 엔비디아 주가는 5% 넘게 급등했다. 테슬라 역시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저가형 모델 Y 출시 소식에 3.8% 상승했다.
한편, 로봇 및 AI 관련 기술도 급부상하고 있다. 구글의 딥마인드는 최근 로봇 전용 AI 모델을 공개하며 차세대 자동화 기술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머스크의 화성 도전… “2029년 유인 착륙 목표”
그리고, 우주의 꿈이 다시 한번 세상의 관심을 끌었다.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 창립 23주년을 맞아 “스타십이 2026년 말 화성으로 출발할 것이며, 2029년에는 유인 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스타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우주선으로, 최대 100명의 승객을 태우고 화성까지 이동할 수 있는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만약 그의 계획이 성공한다면, 인류는 최초로 화성에 발을 내딛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머스크는 단순히 화성 착륙을 넘어서 “2050년까지 100만 명을 화성에 정착시키겠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는 화성을 인류의 ‘플랜 B’로 삼아, 지구에서 대재앙이 발생했을 경우 생존할 수 있는 두 번째 거처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시각도 보이고 있다. 로켓 기술, 생존 가능 환경 조성, 화성에서의 자원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기회인가, 거품인가”… 글로벌 시장은 어디로?
지금 시장은 혼란스럽다. 미국 경제는 위기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증시는 상승하고 있다. 독일과 유럽은 막대한 돈을 풀고 있으며, AI와 우주 산업은 미래를 향해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한꺼번에 벌어지면서 투자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과연 지금의 상승장은 새로운 기회의 시작일까, 아니면 또 다른 거품의 전조일까?
분명한 것은, 변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 양자 컴퓨터, 우주 탐사… 과거에는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것들이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 변화 속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 어떤 기술이 미래를 주도할지가 시장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