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0일, 글로벌 금융 시장이 요동쳤다. 미국의 1월 비농업 고용 지표는 예상보다 부진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호 관세’ 폭탄 예고에 투자자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AI 산업은 또 한 번의 변혁을 예고하며 엔비디아와 슈퍼마이크로를 필두로 ‘블랙웰 시대’ 를 열 준비를 하고 있다.
美 비농업 고용, 예상 밖의 둔화… 인플레이션 다시 불붙나
미국 노동부는 1월 비농업 고용이 14만 3천 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16만 9천 개)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4%로 하락하며 노동 시장의 견조함을 유지했다.
하지만 시장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미시간대 기대 인플레이션이었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4.3%로 급등하며 지난 14년간 다섯 번밖에 없었던 급격한 상승을 기록한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를 연준의 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하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뉴욕 증시는 즉각 반응했다.
다우지수 -0.95%
S&P 500 -0.9%
나스닥 -1.1%
특히 아마존(-4%), 테슬라(-3.3%), 애플(-2.4%) 등 빅테크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회피하며 기술주 중심으로 매도세가 이어진 것이다.
트럼프의 ‘상호 관세’ 폭탄… 글로벌 무역전쟁 재점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는 “미국이 상호 공정한 무역을 원한다”며 다음 주 ‘상호 관세’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해당 국가가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의미다.
특히 일본이 초긴장 상태다. 최근 트럼프와 일본 기시다 총리의 정상회담이 있었는데, 트럼프는 일본 자동차 산업을 거론하며 미국 내 투자를 늘리라는 압박을 가했다. 이에 일본 제철이 US 스틸 인수 대신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제안하며 트럼프의 심기를 달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중국 역시 반격에 나섰다. 2월 10일부터 미국산 제품 일부에 대해 10~1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다시 불거지며 글로벌 경제에 새로운 불확실성이 커지는 양상이다.
AI 산업, 다시 한 번 전환점… ‘블랙웰’이 게임 체인저 될까?
이런 혼란 속에서도 AI 산업은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슈퍼마이크로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블랙웰’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공식 발표하며, AI 서버 시장이 또 한 번 확장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슈퍼마이크로의 발표에 따르면, 새로운 서버 솔루션은 AI 훈련 속도를 기존 대비 최대 3배, AI 추론 성능을 15배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AI를 더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며, AI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CNBC는 소프트뱅크가 오픈AI에 400억 달러(약 53조 원) 투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에 투자한 금액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AI 시장의 패권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도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 주, 시장을 뒤흔들 변수들
이번 주에도 주요 경제 이벤트가 대기 중이다.
미국 1월 CPI(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인플레이션 반등 여부를 확인하는 핵심 지표
파월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 금리 정책 방향성에 대한 힌트 제공
주요 기업 실적 발표: 로빈후드, 코인베이스, 슈퍼마이크로 등 AI·핀테크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에 미칠 영향
트럼프의 ‘관세 폭탄’, AI 산업의 ‘블랙웰 혁신’, 그리고 연준의 ‘금리 정책 향방’까지… 글로벌 경제는 지금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이번 한 주가 올해 금융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