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가 또 한 번 무너졌다. 투자자들은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롤러코스터 같은 하루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50%까지 인상하겠다고 발표하자 시장이 즉각 반응했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테슬라와 일부 기술주는 반등했지만, 대다수 종목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트럼프發 관세 폭탄, 시장은 ‘불안’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돌연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추가 관세를 발표했다. 기존 25%에서 두 배로 올리겠다는 강경 발언에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특히 캐나다 온타리오 주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전력에 25%의 추가 요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이 도화선이 됐다. 이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보복을 선언했고, 캐나다산 자동차 부품에도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이날 늦게 온타리오 주 정부가 전력 추가 요금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즉각 입장을 바꿔 관세 인상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말 한마디에 시장이 출렁이는 ‘트럼프 리스크’가 다시금 확인된 순간이었다.
美 증시, ‘롤러코스터 장세’… 테슬라·엔비디아 반등
트럼프의 관세 폭탄 예고로 뉴욕 증시는 한때 급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14% 하락하며 450포인트 이상 빠졌다. S&P500 지수(-0.76%)와 나스닥 지수(-0.18%)도 하락 마감했다.
하지만 일부 종목들은 반등했다. 테슬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테슬라 제품을 구매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3.7% 급등했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도 각각 1% 이상 오르며 시장을 방어했다. 반면, 애플은 2% 넘게 하락하며 기술주 내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소비재와 항공주는 직격탄을 맞았다. 델타 항공은 1분기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7% 급락했다. 디즈니와 에어비앤비, 익스피디아 같은 여행·레저 관련주들도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美·우크라이나 ‘30일 휴전 합의’… 푸틴의 선택은?
한편, 지정학적 리스크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30일간의 즉각적인 휴전에 합의했다. 이제 공은 러시아로 넘어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미국이 중재한 협정에 따라 모든 적대 행위를 중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으며, 미 국무부 역시 “러시아가 이 합의를 받아들이길 바란다”며 압박을 가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나토(NATO) 사무총장과 회동을 가질 예정이며, 방위비 분담금 문제와 함께 우크라이나 사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CPI 발표 앞둔 시장, 긴장 최고조
시장의 관심은 이제 13일 발표될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쏠리고 있다. 월가는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3%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만약 예측보다 높은 수치가 나오면 증시가 다시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 JP모건은 근원 CPI가 0.33%를 웃돌 경우 S&P500이 최대 2.5%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경기 침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지만, 시장은 이를 믿지 않는 분위기다. 월가에서는 소비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보다 경제 지표를 더 주의 깊게 보고 있다”며 “CPI 수치가 기대보다 높다면 시장의 충격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 신호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트럼프발 관세 불확실성이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불안한 투자자들은 관망세를 유지하며 다음 움직임을 고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