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은 지금 저평가 구간일까?

S&P 500이 ‘적정가’를 잃었다. 시장은 과도한 공포 속에서 요동치고 있고, 정치적 변수는 투자자들의 머리 위에서 불확실성의 구름처럼 떠다니고 있다. 이 와중에 기술적 분석만큼은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한 방향을 가리킨다.

S&P 500의 주가가 현재 위치한 5,000선은 적정가일까? 고평가일까? 아니면 시장이 말하는 것처럼 곧 붕괴의 신호일까?

최근 기술적 분석에 기반한 여러 계산을 통해 도출된 결과는 의외로 차분하다. 4,900~5,400포인트 사이, 이 구간이 바로 현재 시장이 ‘저평가 혹은 적정가’ 구간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EPS x PER = 적정 주가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많이 쓰이는 공식이다. S&P 500의 향후 12개월 예상 EPS(주당순이익)는 리서치 기관별로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대체로 262~279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PER(주가수익비율)을 곱하면 적정 주가가 산출된다.

10년 평균 PER인 18.2배를 적용하면, 적정가는 약 4,900포인트.
5년 평균인 20.6배를 대입하면, 적정가는 무려 5,400포인트까지 치솟는다.

문제는 숫자가 아니라 ‘심리’다. 주가는 항상 미래를 반영한다지만, 요즘의 시장은 수치보다 트윗과 정치 발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주가가 아니라 분위기가 먼저 흔들리는 장세라는 이야기다.

바닥인가, 아직도 더 내려가야 하나?

현재 주가는 5,000선에 위치하고 있다. 이 선이 지켜진다면 시장은 다시 반등할 수 있지만, 하방으로 뚫릴 경우 4,800, 4,600, 최악엔 4,100~4,000선까지 열려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를 경기침체로 해석하는 건 다소 이르다.

일반적으로 경기침체가 반영된 주가 하락폭은 30~35%다. 지금 시장은 고점 대비 19% 하락, 아무리 봐도 침체의 깊이와는 거리가 있다. 시장은 공포를 침체로 오독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대형 기술주는 관세의 인질 상태

최근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 아마존 등은 실적 부진보다는 정치적 변수, 특히 관세 리스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른바 ‘관세발 차트 붕괴’ 현상이다.
하지만 유의할 점은, 이 같은 하락은 펀더멘탈이 아닌 외생 변수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이다.
잘못된 이유로 떨어진 주가는, 결국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V자 반등? 기대하지 마시라

만약 시장이 반등한다면, 그것은 급등이 아닌 천천히, 굴곡 있는 상승 곡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 일정, 관세 협상, 실적 시즌 등 변수가 많고, ‘불확실성 해소’가 선행돼야만이 진정한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다.
현재로선 적어도 연말까지는 관망과 보수적 매수 전략이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지금은 숫자보다 해석이, 뉴스보다 맥락이 중요한 시기다.

시장이 더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공포 때문이지, 실적 때문은 아닐 수 있다.
시장은 무너지기 전에 늘 겁을 준다. 그 공포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는 것, 그것이 ‘기자’로서 이 글을 쓰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