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 가능성을 언급하며 “새로운 미중 무역 합의가 있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같은 날, 그는 테슬라의 인도 공장 건설을 두고 “매우 불공평하다”며 일론 머스크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의 발언은 단순한 입장 표명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대중국 강경 노선을 유지하면서도 무역 협상을 재개하려는 노림수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테슬라를 겨냥한 발언은 자국 제조업 보호와 연관된 메시지로 해석된다.
월마트 실적 ‘가이던스 쇼크’, 경기 둔화 신호탄?
뉴욕 증시는 21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던 월마트의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았음에도, 올해 성장 둔화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시장이 요동쳤다.
월마트의 주가는 장중 6% 가까이 급락했다. 실적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4분기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하지만 문제는 미래 전망이었다. 월마트는 올해 이익 증가율이 둔화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이는 미국 소비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월마트는 경기의 바로미터다.”
월가에서는 월마트의 실적이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 심리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라는 점을 강조한다. 월마트의 부정적인 전망이 사실이라면,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팔란티어 주가 ‘출렁’… 10% 급락한 이유는?
AI 기반 빅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Palantir)의 주가가 장중 한때 10% 넘게 하락했다. 급락의 배경에는 미국 국방부의 예산 삭감 소식과 함께 팔란티어 내부의 주식 매도 가능성이 겹친 영향이 컸다.
팔란티어는 국방 및 정보 기관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국 국방부가 대규모 예산 삭감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팔란티어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여기에 CEO 알렉스 카프가 앞으로 6개월 내에 1,000만 주를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팔란티어는 지난해 AI 열풍을 타고 급등하며 340% 넘게 상승했지만, 최근 연이은 악재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금값 ‘사상 최고’… 국제 유가는 ‘꿈틀’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 금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2,545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불러온 불확실성이 금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스위스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금 거래량이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안전자산으로서의 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국제 유가도 상승세를 보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2달러를 돌파했고, 브렌트유도 76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시장 예상보다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 약세가 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증시, 어디로 가나?
미국 경기 둔화 우려와 함께 월마트 실적 쇼크, 팔란티어 급락, 국제 유가 상승 등이 맞물리면서 증시는 방향성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현재 다우지수는 1% 하락하며 44,000선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고, 나스닥 지수는 0.6%, S&P500 지수도 0.5% 내렸다. 경기 선행 지수가 전월 대비 0.3% 하락하며 두 달 동안의 상승분을 반납한 점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올해 금리 인하가 두 차례 예상되지만, 경제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혀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월가에서는 “연준의 금리 정책이 경제 성장 둔화와 맞물려 있는 만큼, 향후 경제 지표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의 발언 하나에 세계 경제가 출렁이고 있다. 미중 무역 합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기대감을 높이면서도, 테슬라를 향한 비판과 관세 정책으로 또 다른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한편, 월마트 실적 경고는 미국 소비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고, 팔란티어의 급락은 AI 테마주의 변동성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안전자산 선호 흐름을 보여주고 있으며, 유가 역시 달러 약세 속에 반등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경제는 거대한 격변 속에 있다.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 정책 변화가 얽히면서 시장은 더욱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앞으로의 방향성을 가를 변수는 과연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