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휴장 속 글로벌 경제 격변…우크라이나·중국·관세 전쟁까지

미국 증시가 ‘프레지던트 데이’로 하루 쉬어가는 사이, 세계 경제는 쉴 틈 없이 움직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흐름이 바뀌고, 중국은 빅테크 부흥을 외치며, 트럼프발 관세 폭풍이 글로벌 무역 지형을 뒤흔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美 증시 휴장, 숨 고르는 글로벌 시장

19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조지 워싱턴 탄생일을 기념하는 ‘프레지던트 데이’로 휴장했다. 그러나 시장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지난주 발표된 경제 지표와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정책을 곱씹으며 향후 방향성을 탐색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지난주 발표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모두 예상치를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를 무너뜨렸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미·러 주도 협상에 유럽 ‘발칵’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고위급 회담이 예정돼 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가 협상 테이블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긴급 회동에 나섰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회동에서 EU(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은 “이번 협상은 우크라이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의 안보가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해 “러시아가 평화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일 뿐”이라며 확전을 차단하려 했지만,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협상이 성사될 경우 젤렌스키 정권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中, 시진핑의 ‘빅테크 소환’…경제 회복 신호탄?

중국은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최근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 비야디(BYD) 등의 빅테크 총수들을 한자리에 불러들였다.

이는 중국 정부가 민간 경제를 다시 살리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AI(인공지능)와 반도체 산업에서 미국과 격차를 줄이려는 중국의 전략이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최근 공개한 AI 모델은 글로벌 기술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회동에서 “민간 기업이 혁신의 주역이 돼야 한다”며 “중국의 기술 발전은 시장의 힘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 美 기업에도 ‘독’ 될까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정책이 기업에 미칠 영향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 주요 산업에 대한 관세 강화를 예고하며, “미국의 경제 주권을 되찾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 자동차 업계는 “멕시코·캐나다산 부품 의존도가 높아 25% 관세 부과 시 차량 가격이 평균 6,000달러 이상 상승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역시 “미국 내 생산 확대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관세는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발 관세 전쟁의 반사이익을 노리는 국가들도 등장하고 있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이 중국을 대체할 생산 기지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美 인플레이션과 금리, 연준의 선택은?

한편, 연준의 금리 정책에 대한 관심도 여전히 뜨겁다.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들이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면서,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는 분위기다.

매파적 성향의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올해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이 더욱 확실히 둔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도 “금리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적절한 선택”이라며 동조했다.

세계 경제, 어디로 향할까

미국 증시가 하루 쉬는 동안에도 세계 경제는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경제 회복, 트럼프발 관세 전쟁, 연준의 금리 정책까지—각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며 새로운 변수를 만들어내고 있다.

다가올 한 주, 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까. 글로벌 투자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며 다음 움직임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