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분도 느끼셨을 겁니다. 환율이 1,500원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고 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설마!” 하고 웃어넘길 이야기였지만, 지금은 그 웃음조차도 쓴웃음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라는 뉴스가 우리를 깨웠습니다. 도대체 이게 다 무슨 일일까요?
환율이 오르는데 왜 걱정이죠?
“환율이 오르면 수출기업들에겐 좋은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셨다면, 당신은 절반만 맞았습니다. 현실은 더 복잡합니다. 수출기업들이 환율 덕분에 이득을 보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환헤지 비용’이라는 보이지 않는 적이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조선사들이 대표적입니다. 환율이 오르면 단기적으로는 좋아 보일 수 있지만, 그만큼 환헤지 비용도 올라갑니다. 그러니 마냥 좋다고만 볼 수 없는 거죠.
그리고 수입물가가 뛰어오르면 어떨까요? 일반적인 중소기업, 특히 자재를 수입해서 제품을 만드는 회사들은 이중으로 고통받습니다.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오르니 제품 생산비가 폭등하고, 그렇다고 제품 가격을 올리기에는 소비 시장이 너무 얼어붙어 있는 거죠.
“아, 그럼 제품 가격을 올려야지!” 라고 생각하셨다면, 그것도 녹록지 않습니다. 대기업이야 좀 더 여유가 있을지 모르지만,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으로부터 단가를 후려치기 당할 때도 많습니다. 고객이 “10% 더 깎으세요”라고 말하면, 반발할 힘조차 없습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니까요.
이게 다 글로벌 리스크 때문일까?
환율 상승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정치적 리스크가 큽니다. 미국이 트럼프의 귀환으로 인해 관세 정책을 강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1월 20일 취임 이후 어떤 폭탄 같은 관세 정책이 나올지 모릅니다. 일본은 손정의 회장을 앞세워 미리미리 트럼프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지만, 한국은? AI 투자 같은 화려한 제스처를 보여줄 여력이 부족합니다.
여기에 한국과 대만 같은 국가들은 반도체 산업 의존도가 높은데, 이 산업이 미중 갈등의 한가운데에 서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어쩔 수 없이 피해를 입게 되는 구조입니다. 한편, 일본은 자동차 산업 중심이라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할 수 있습니다.
외환보유고가 4,150억 달러인데도 왜 불안하죠?
“아니, 우리 외환보유고 많다며요?”라고 반문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한국은 외환보유고가 꽤 풍부한 국가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외환보유고의 대부분이 현금이 아니라 미국채 같은 채권으로 묶여 있다는 점입니다. 현금화하려면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국내외 개인 투자자들—특히 소위 ‘서학개미’라 불리는 투자자들—이 달러로 미국 주식을 사들이는 바람에 외환 수요는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하면서 시장을 떠받치고 있긴 하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그럼 우리는 뭘 해야 할까요?
정말 중요한 질문입니다. “이대로 두면 어쩌자는 거냐!”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몇 가지 대안이 떠오릅니다.
미국과 통화 스와프 체결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는 늘 위기 상황에서 한국의 버팀목이 되어줬습니다. 하지만 이를 성사시키려면,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합니다. 지금처럼 글로벌 경제가 불안한 시기에는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수출 산업의 경쟁력 강화
수출기업들이 달러를 벌어들여야 환율 안정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주요 수출 대상국인 중국과 유럽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국내 투자 활성화
서학개미들이 국내 주식시장으로 돌아오게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 증시의 매력을 높이고, 정부 차원에서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합니다.
불확실성의 시대, 우리는 어디로?
이 모든 불확실성을 풀어가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이야말로 정부와 기업, 그리고 개인이 힘을 합쳐야 할 때입니다. 환율 상승이 가져오는 위험을 최소화하고, 경제의 체력을 키워야 합니다.
경제는 생물입니다. 숨을 쉬고, 상처를 입으면 아파합니다. 지금의 환율 문제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우리의 삶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우리가 외면할 수 없는 이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