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는 주춤했지만, 세상은 더 복잡해졌다… 사우디는 AI로, 비트코인은 주류로

“소비자물가는 진정됐다는데… 진정된 건 맞는 걸까?”

지난 4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로 나타났다. 수치만 보면 반가운 일이다. 인플레이션이 고개를 숙였다는 의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좋은 신호일 수는 있지만, 아직 게임은 시작되지도 않았다.” 실제로 연준은 금리 인하를 주저하고 있다. 연준 인사들은 여전히 ‘조심조심’ 모드다. “데이터가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시장은 ‘데이터가 충분해도 충분하지 않은’ 그들의 태도에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WTI도, 금도, 브렌트도… 조용한 듯 불안한 반등

국제유가는 미국 경기침체 우려 완화로 반등했다. WTI는 2.91% 상승하며 63달러 후반에서 거래됐다. 브렌트유도 2.5% 뛰어 66달러 중반이다. 동시에 금값도 0.73% 상승해 온스당 3,251달러를 기록했다. 이유는 ‘저가 매수세 유입’이라고 한다. 그러나 ‘저가’인지 ‘하락 시작’인지에 대한 시장의 해석은 여전히 엇갈린다.

트럼프가 사우디에서 불지핀 ‘AI 불꽃’… 850조 약속, 진짜일까?

트럼프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지가 사우디아라비아였고, 그곳에서 850조 원 투자 약속이 발표됐다. 전략적 경제 동반자 협정이라는 이름 아래 방산, AI, 클라우드, 스타링크까지 포함됐다. 사실상 국가 차원의 기술 협력 선포였다.

보잉은 48억 달러 어치 여객기 판매를 기대하고, 엔비디아는 사우디에 AI 반도체 1만8천 개를 공급한다. 아마존은 AI 존을 조성하고, 테슬라는 로봇 택시 도입을 추진한다. 스타링크는 항공 및 해양 서비스에 대해 공식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사우디가 실제로 이런 투자금액을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도 많다. 국내 지출 확대, 유가 하락, 비전2030 등의 변수가 존재하며 지난해 실현된 외국인직접투자는 207억 달러에 불과했다.

주식 시장은 웃었지만… 진짜 웃을 수 있었을까?

엔비디아는 5.63% 상승하며 시가총액 3조 달러 복귀에 성공했다. 테슬라도 4.93% 상승했고, 아마존도 1.31% 올랐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영국 집단소송과 감원 발표 여파로 0.03% 하락했다.

브로드컴과 코닝은 데이터센터 광학 인프라 협력 소식에 각각 4.89%, 동반 상승했다. 그러나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의료비 급증과 CEO 교체 소식으로 17.79% 폭락하며 헬스케어 섹터 전반의 하락을 이끌었다.

비트코인 10만 달러 넘었지만… 왜 또 떨어졌나?

미중 무역 진전 기대에 상승했던 비트코인은 CPI 발표와 금리 불확실성, 급등 피로감이 겹치며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다.

반면, 코인베이스는 디지털 자산 기업 최초로 S&P 500 지수에 편입되며 23.97% 폭등했다. 업계는 이를 ‘암호화폐 산업의 주류 진입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한편, 중국은 암호화폐의 법적 지위를 재검토 중이며, 압류한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국가 단위의 비트코인 매수세가 등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 증시도 출렁… 일본 웃고, 인도 울고, 중국은 조용한 혼란

일본 니케이지수는 4일 연속 상승하며 1.43% 올랐다. 미중 협상 진전과 금융주 상승이 원인이다. 반면 인도는 차익실현과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로 니프티지수가 1.39% 하락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0.17% 상승에 그쳤고, 홍콩 항셍지수는 2% 가까이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경기 부양책 축소 가능성에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특이한 사건으로는 파키스탄이 중국산 J10 전투기로 인도의 라팔 전투기를 격추한 소식이 있었다. 중국 방산 무기 성능에 대한 국제적 주목도가 급상승했다.

“경기는 괜찮지만, 금리는 안 내린다”는 월가의 메시지

에드 야네디 회장은 미국 경제가 매우 견고하며, 연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제로미 시겔 교수는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는 시점을 6~7월로 봤으며, 현 시점에서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기 침체 확률을 기존 45%에서 35%로 낮추고, S&P 500 연말 목표치를 6,100으로 상향했다. 그러나 UBS는 미국 주식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며 시장 과열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숫자는 우리에게 안정을 준다. 그러나 이번 주 글로벌 시장의 숫자들은 오히려 질문을 만들어냈다. “이게 진짜 좋은 신호인가?”, “투자가 현실화될 수 있을까?”, “다시 급락하는 건 아닐까?” 확신은 부족하고, 전망은 갈린다. 단 하나 확실한 건, 시장은 여전히 불확실성 속에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