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안 만들면 25% 때린다”…한국 수출차 직격탄 우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산업을 향해 ‘관세 폭탄’을 투하했습니다.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완성차에 대해 무려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폭탄 선언이 현실화된 것입니다. 시점은 조용했지만, 내용은 폭발적이었습니다. 특히 한국, 더 정확히 말하자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정통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백악관은 현지 시간으로 26일 오후 4시, 미제산이 아닌 모든 완성차에 대해 일괄적으로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자동차 부품은 예외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긴 했지만, 완성차는 선을 그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해방의 날”이라며 선포했고, “미국 내 제조업 부흥을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다릅니다. 미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고, 특히 기술주와 자동차주가 곤두박질쳤습니다.
“우린 31조나 투자했는데요…” 현대차의 씁쓸한 미소
더 뼈아픈 대목은 현대차의 대미 투자 발표 직후 이 같은 조치가 나왔다는 사실입니다. 불과 며칠 전, 현대차그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미 정재계 관계자들과 함께 조지아 신공장 준공 행사를 열며, 총 210억 달러(약 31조 원)를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기차, 철강, 물류, AI, 다 들어갔습니다.
트럼프는 행사장에서 “현대차는 관세 안 물 겁니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확인된 건 미국 현지 생산 차량만 면제 대상이라는 사실입니다. 즉, 한국에서 만들어서 미국에 수출하는 차량은 여전히 관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와 현대차 측은 “최대한의 외교적 대응과 로비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돌파구는 현재로선 없습니다.
AI, 반도체, 테슬라, 엔비디아… 흔들리는 시장의 중심
이번 관세 이슈는 자동차에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AI와 반도체 산업 전반에도 불확실성의 먹구름이 드리웠습니다.
중국은 자국 내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반도체 기준을 발표하며, 사실상 엔비디아의 H20 칩 사용을 제한하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엔비디아 주가는 하루 만에 6% 가까이 폭락했고, 테슬라도 트럼프 관세와 캐나다 보조금 중단 이슈로 5% 넘게 하락했습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AI 열풍 속 과잉 투자 경고가 현실화되는 분위기”라며 “중복되는 수요와 과장된 기대가 일부 기업의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중고차 대란’ 오나… 카맥스, 뜻밖의 수혜?
반면, 뜻밖의 반사이익을 볼 수 있는 업계도 존재합니다. 미국 중고차 기업 카맥스는 “관세가 신차 가격을 끌어올리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고차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오히려 웃고 있습니다.
카맥스 주가는 상승했고, 투자 자문사들은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국내 증시는? ‘AI 반도체’ 긍정론 유지… 그러나 불확실성은 여전
국내 시장도 긴장 상태입니다. 하지만 일부 희망도 보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 AI ‘코파일럿’ 모델을 공개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AI 반도체 관련주의 수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여기에 마이크론이 메모리 가격 인상 방침을 밝히며 전체 반도체 업황 회복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AI는 ‘희망’이자 동시에 ‘불확실성’입니다.
“관세는 끝이 아니다”… 상호관세, 4월 2일 예정
더 큰 파도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월 2일, 상호 관세를 전면 발표할 계획입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주요 무역 대상국에 최대 50%까지 긴급관세를 부과한 뒤, 협상으로 조정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즉, 이번 자동차 관세는 예고편에 불과하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본편은, 한국 기업들에 더 혹독할 수도 있습니다.
“자동차는 이제 시작이다.”
시장의 한 인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그 말이 현실이 되지 않길 바라고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