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출렁이는 변동성 속 ‘방어주 강세’… 파월의 금리 발언이 만든 파장

미국 증시가 거센 파도처럼 요동쳤다. 투자자들은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을 곱씹으며 방향을 탐색했고, 시장은 하루 종일 널뛰기를 반복했다. 옵션 만기일과 맞물린 장세 속에서 금융, 헬스케어, 유틸리티, 에너지 업종은 힘을 받았지만, 일부 기술주는 무거운 하락 압력을 견뎌야 했다.

연준의 메시지, 시장은 ‘혼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하면서도, 시장은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파월이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있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실제 경제 지표를 보면 물가는 여전히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는 예상을 웃돌았지만, 신규 주문 지표는 급락했다. 기존 주택 판매는 반등했으나, 높은 모기지 금리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회복 속도는 더딘 모습이다.

특히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는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월가에서는 “기업과 소비자가 점점 높은 인플레이션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파월 의장은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시장의 기대와 온도 차가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금리를 즉각 인하해야 한다”고 연일 압박하고 있지만, 연준은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는 모습이다.

기술주, 혼조세… 테슬라는 반등, 엔비디아는 불안

기술주는 극과 극으로 갈렸다.
테슬라는 하루 종일 널뛰기 장세를 보인 끝에 소폭 반등했다. 분식 회계 논란이 불거졌지만,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 흐름을 보였다. 다만, 뚜렷한 반등 추세로 전환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반면, 엔비디아는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AI 반도체의 강자로 자리 잡았지만, 관세 문제와 GTC(엔비디아 기술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양자 컴퓨팅 관련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양자 컴퓨팅 주식들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아이온큐(IONQ), 리게티(LGQT) 등 주요 양자 기술 관련 종목은 급락했고, 이는 엔비디아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아직 양자 컴퓨팅이 실질적인 매출로 연결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냉정한 분석이 시장을 지배했다.

금리와 경제 지표, 투자자들의 시선은 ‘연준’

국채 시장도 요동쳤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4.24%로 하락했지만, 채권 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기류를 감지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촉구’ 발언 이후, 국채 금리는 잠시 내려갔지만, 연준이 쉽게 움직일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더라도, 경기 둔화가 가시화되면 결국 완화적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투자자들의 인내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편, 금값은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소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유지되면서 투자자들은 금을 계속해서 매수하는 모습이다.

시장의 향방, ‘4월 2일’에 주목하라

월가는 4월 2일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고한 ‘자유의 날’과 맞물려 금융 시장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로서는 주식 시장이 방향성을 확정짓기 어려운 상황이다. S&P500과 나스닥은 기술적 반등을 시도했지만, 20일 이동평균선 저항을 뚫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 횡보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투자자들이 연준의 방향을 좀 더 명확하게 파악하기 전까지는 적극적인 매매보다는 관망세가 우세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시장의 운명은 연준과 경제 지표, 그리고 정치적 요인에 달려 있다. 지금은 조심스럽게 시장을 바라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