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세, 일본 도전, 미국 장벽’ 3중고에 갇힌 한국 철강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오늘은 조금 무거운 주제를 들고 왔습니다. 한국 철강업 이야기입니다. 경제 뉴스는 왠지 딱딱하고 멀게 느껴지기 쉽지만, 이번 이야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철강은 단순히 쇳덩이를 굴리는 게 아니라, 나라의 근간, 경제의 뼈대, 심지어 안보의 핵심이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한국 철강업은 그 뼈대가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중국, 싸게 팝니다. 일본, 사고 싶습니다. 미국, 안 됩니다.
세계 철강 시장은 마치 전쟁터 같습니다. 첫 번째 적은 중국입니다. 중국은 압도적인 규모의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초저가 철강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전 세계 시장에서 가격으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죠. 한국의 철강업체들은 매번 이 싸움에서 고사 직전까지 내몰립니다.
두 번째로, 일본의 도전도 만만치 않습니다. 일본 제철은 미국의 US 스틸을 인수하려고 했습니다. 이유요? 미국 전기차 시장에 진입하려는 속셈이었습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강판은 고부가가치 제품입니다. 강도는 강해야 하고, 무게는 가벼워야 하죠. 일본은 US 스틸을 통해 이 시장을 장악하려 했지만, 미국 정부가 ‘NO’를 외쳤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가 안보를 위해 허용할 수 없다”는 명분을 내세웠습니다. 사실은 미국 철강업 보호와 표심 때문이라는 속설도 있지만요.
한국이요? 한국 철강업계는 이런 글로벌 게임에 제대로 끼어들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중국산 저가 공세에 치이고, 일본의 기술력에 밀리고, 미국의 쿼터제 장벽에 막히고 있죠.
국내 철강업체, 뭔가 하고 있나요?
한국 철강업체들이 처한 상황은 참담합니다. 철강 공장들이 하나둘 문을 닫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심지어 포항 시장은 “제발 우리 철강을 좀 사달라”고 읍소했다고 합니다. 믿기 어려운 일 아닌가요?
탄소 배출 문제도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철강업은 전기로를 사용해야 탄소 배출이 줄어듭니다. 그런데 한국의 전기로 비중은 형편없습니다. 일본 25%, 한국 32%. 반면 미국은 70%, 그리고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기로로 생산하려면 전기료가 싸야 하는데, 한국의 전기료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산업용 전기료가 무려 80%나 상승했죠. 전기로 전환하더라도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철강은 쇳덩이? 전쟁 무기입니다.
철강업이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전쟁이 난다고 상상해보세요. 나라를 지킬 무기를 만들려면 철강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국내 철강업이 사라진다면, 전쟁 무기를 어디서 만들까요? 외국에서 수입할 수 있을까요? 아마 쉽지 않을 겁니다. 철강업은 그래서 국가 기간산업이라는 무게감을 지닙니다.
일본은 앞서간다, 한국은…?
일본은 이번에 US 스틸 인수에 실패했지만, 그들의 전략은 칭찬할 만합니다. 전기차 강판 시장을 선점하려는 그들의 계획은 정말 치밀했습니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서 안정적인 입지를 다지려는 노력은 철저했습니다. 비록 실패했지만, 그들의 시도는 미래를 보는 안목을 엿보게 했습니다.
한국은요? 신년사에서 “기술적 우위로 헤쳐나가겠다”는 선언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기술적 우위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답답한 건, 이 선언이 구체적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철강업의 미래, 살려야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철강업은 생존이 아닌 ‘재탄생’이 필요합니다. 지금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습니다.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방법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경기가 좋아져서 중국산 저가 공세가 줄어들기를 기다리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닙니다. 그저 운에 맡기는 방법일 뿐이죠.
결국,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한 번의 호황이 온다면, 그 기회를 놓치지 말고 변신해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면, 다음 침체기에는 철강업의 미래가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