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7% 상승, 축복일까 함정일까?
하루 아침에 주가가 7%나 뛰었다. 삼성전자가 10조 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발표했으니 당연한 결과 같지 않은가? 하지만 그 발표는 장 마감 이후였다고. 그러면 도대체 아침부터 왜 주가가 올라갔지? 마치 누군가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이 말이다. 어쩌면 주가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대한 체스판 위의 한 수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자사주 매입, 칭찬받아야 할까? 걱정해야 할까?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가가 오른다.”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뭐가 있을까? 10조 원 중 3조 원은 3개월 안에 소각하고, 나머지 7조 원은 계획도 미정. 그러니까 이게 전부 다 해결책은 아니라는 거다. 문제는 돈이다. 현금이 줄어들면 기술 투자를 못 한다. 삼성전자가 돈이 많은 것 같지만, 실제 가용 현금은 고작 43조 원. 그 중 10조 원을 쓴다고? 당장의 주가 부양은 좋지만, 미래를 갉아먹는 건 아닐까?
외국인의 복잡한 ‘투 트랙’ 전략
이번 삼성전자 주가 움직임에서 외국인들은 마치 장군처럼 주식 시장을 지휘했다. 삼성전자 주식은 사들여 올리고, 동시에 코스피 선물은 대량으로 매도하며 지수를 눌렀다. 즉, 하나는 올리고 하나는 내려서 이익을 두 배로 챙겼다는 얘기다. 이게 끝일까? 아니다. 2차 전지 섹터도 그들의 새로운 놀이터가 됐다. 공매도가 금지된 상황에서도 선물을 이용해 주가를 조정하는 기술은 예술적이었다.
이게 단순한 우연이라고 믿고 싶지만, 사실상 그들은 선물 시장의 고수다.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에서 이런 방식으로 놀아난 건 처음도 아니다. 주식 시장이 우리가 보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세상이라는 걸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자사주 매입: 마약 같은 달콤함
2017년 삼성전자는 자사주를 대거 매입하며 주가를 50%나 끌어올린 전례가 있다. 그땐 성공적이었지. 그런데 이번에도 그럴까? 사실 자사주 매입은 단기적으로 효과가 좋다. 주가는 오르고, 투자자들은 좋아한다. 하지만 이건 마약 같다. 계속 반복하면 기업은 현금을 소진하고, 기술 투자 여력을 잃는다.
인텔이 그랬다. 10년 동안 자사주 매입과 고배당에 돈을 쏟아부었지만, 그 대가로 AMD에 시장을 뺏겼다. 기술 경쟁력을 잃은 인텔의 몰락은 삼성전자에게 경고를 던진다. 자사주 매입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미래를 갉아먹는 도박일 수 있다.
글로벌 경제와 삼성전자의 운명
삼성전자 주가가 더 오르려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회복돼야 한다.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중국과 유럽의 경기가 좋아져야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텐데, 현재로선 신호가 희미하다. BDI 지수 같은 경제 지표가 조금 오르긴 했지만, 아직 믿을 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러니 이 모든 게 ‘아직’이라는 단어에 묶여 있다.
갈림길에 선 삼성전자
지금 삼성전자는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있다. 자사주 매입으로 단기적인 주가 상승을 이끌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술 투자와 혁신이 더 중요하다. 미래를 위해 돈을 쓸 것인가, 지금 주가를 위해 돈을 쓸 것인가. 투자자들은 환호하고 있지만, 이 거대한 기업의 방향성은 여전히 물음표다. 삼성전자, 당신의 다음 수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