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또 터졌다.
나스닥이 드디어 2만을 돌파했다. 사상 최고치다. 누구도 쉽게 상상하지 못한 숫자가 어느새 현실이 되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꿈 같은 숫자가 이제는 뉴스 헤드라인에 당연하게 자리 잡았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 한국 증시는 여전히 고개를 떨군 채, 6.7% 하락세에 머무르고 있다. 양극화는 더욱 극명해졌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미국이 계속 승승장구하는 사이, 한국은 왜 이렇게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일까? 실마리는 ‘혁신’에 있다.
미국은 양자열풍, 한국은 기회 상실
미국은 지금 양자 컴퓨팅 열풍이 불고 있다. 구글이 양자 기술과 관련된 새로운 발표를 내놓자, 주가는 즉각 반응했다. 그동안 양자 컴퓨팅은 미래 기술이라 불리며 먼 훗날의 이야기처럼 느껴졌지만, 이제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양자 열풍이 시작되면서 관련주들이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아이온큐: 지난해 가을 7달러에서 최근 42달러까지 뛰었다.
리게티 컴퓨팅: 하루에만 20%가 올랐다.
퀀텀 컴퓨팅 관련주: 하루 상승률이 60%를 넘기기도 했다.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미국이 있다. AI, 양자, 빅테크… 혁신의 무대가 미국에 집중되며 기술기업들이 주도적으로 지수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한국은 어떨까? AI 열풍, 양자 기술… 이런 단어들은 뉴스에만 등장할 뿐, 현실로 느껴지지 않는다. 한국 증시엔 양자 기술 관련 기업이 없다. AI 관련주들도 미국과 비교하면 존재감이 미미하다.
한국 증시, 혁신 부재로 흔들리다
혁신이 없는 증시는 결국 정체된다. 2000년대 초반 IT 버블 시절, 한국은 스마트폰과 게임 산업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네이버, 카카오, 삼성전자가 대표적인 혁신 기업으로 자리 잡으며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AI, 양자 컴퓨팅, 그리고 기술 혁신에서 한국은 뒤쳐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새로운 산업에 투자하지 않고 기존 산업에만 의존하려는 경향이다.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산업들이 여전히 주력하지만, 이들만으로는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
혁신의 부재는 결국 시장에서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실제로 나스닥은 올해 36.6% 상승했지만, 한국의 코스피는 6.7% 하락했다. 나스닥과 코스피의 격차는 사상 최대치인 43%까지 벌어졌다. 주식 시장의 성과만 봐도 두 나라의 경제 상황과 미래 기대치가 얼마나 다른지 확인할 수 있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 한국을 향할까?
여기에 더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할 경우, 전 세계 경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트럼프는 관세를 무기로 상대를 무릎 꿇게 만드는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이미 1기 때 관세를 활용해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였고, 이번에는 더 강력하고 신속하게 움직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전기차 산업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인수팀 내부 문건에 따르면, 전기차 보조금 폐지와 충전소 예산 삭감이 검토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할 때 받을 수 있는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이 사라지면, 시장은 빠르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 여파는 한국의 2차전지 기업들에게도 큰 타격이 될 것이다.
미국이 보조금을 걷어내면? 결국 테슬라만 웃는다.
전기차 충전소도 예산 삭감 대상이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미 자체 충전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충전소마저 독점하며 경쟁자들이 따라오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결국 테슬라는 기술력과 인프라를 무기로 전기차 시장을 독점하고, 다른 기업들은 주저앉게 될 것이다.
환율도 불안, 금리도 불안… 어디로 가야 하나
환율도 문제다. 현재 환율은 1,380원을 넘어섰고, 1,500원까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환율이 치솟으면 수입 원가 부담이 커지고 기업들의 경쟁력도 떨어진다. 게다가 연준의 금리 정책은 채권 금리와의 갈등으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미국 경제는 버티고 있지만, 고금리 상황이 3년째 이어지면서 한계에 다다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고금리를 버티지 못한 다른 국가들은 하나둘씩 경제 위기에 빠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런 상황에서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고금리를 유지하며 미국 경제의 패권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더 늦기 전에 움직여야 한다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보면, 한국은 지금 혁신의 기로에 서 있다. AI와 양자 컴퓨팅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은 이 기술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전통적인 산업에 의존하며 변화의 물결에 뒤처지고 있다.
과거처럼 다시 한번 혁신을 일으킬 수 있을까?
20년 전 한국은 IT 버블 속에서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냈다. 게임, 스마트폰, 반도체 산업이 그 결과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이 보이지 않고,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
한국 증시가 다시 활력을 찾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새로운 산업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AI, 양자 컴퓨팅, 그리고 다른 미래 기술들이 한국에서도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과 기업들의 과감한 도전이 절실하다.
끝없는 축제를 즐기는 미국, 초대받지 못한 한국
미국은 지금 증시의 축제를 즐기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지수를 끌어올리고, 투자 열풍이 광기처럼 번지고 있다. 주식뿐 아니라 비트코인까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오르니까 또 오르는” 비이성적인 상승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 열기는 아직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반면 한국은 이 축제에 초대받지 못한 채, 먼 발치에서 미국을 바라보고 있다. “왜 우리는 저렇게 되지 못할까?”라는 질문만 반복할 뿐, 구체적인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20년, 한국이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다면 이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이제 한국도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미래를 대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