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기업의 대명사였던 LG전자, 새로운 길로 접어들다
오랫동안 LG전자는 ‘가전의 왕’이라는 명성을 쌓아왔습니다.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일상 생활의 필수품을 생산하는 LG전자의 제품은 수십 년간 전 세계 가정에 자리잡으며 ‘LG하면 가전, 가전하면 LG’라는 인식을 확립했습니다. 이러한 LG전자가 최근 몇 년 사이에 대대적인 변화를 선언했습니다. LG전자는 이제 단순히 가전 기업이 아닌,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새롭게 확립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는 LG전자가 기존 가전 사업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며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결과입니다.
가전에서 솔루션으로의 전환은 단순한 제품 생산 방식을 넘어, 기업의 전반적인 사업 구조와 방향을 재정립하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LG전자는 더 이상 개별 가전 제품의 성능 향상에 집중하는 대신, 이들을 한데 엮어 더 나은 생활 경험을 제공하는 솔루션 기업으로 발돋움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LG전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산업계에서도 중요한 변화의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LG전자의 새로운 비전: 솔루션 기업
LG전자의 이 같은 변화는 최근 기업 이미지 광고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4년 만에 개별 제품 광고가 아닌, 기업 이미지 광고를 재개한 LG전자는 광고에서 가전이라는 단어조차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공간과 미래를 연결하다’,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이라는 문구를 내세우며 자신들의 새로운 비전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보다 광범위한 생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입니다.
그렇다면 LG전자가 말하는 ‘솔루션’이란 무엇일까요? 기존의 가전제품이 주로 단일 기능에 초점을 맞춘 하드웨어 중심의 제품이었다면, LG전자가 말하는 솔루션은 각 제품들이 하나로 통합되어 사용자의 삶 전반에 걸쳐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단순한 가전 기업에서 벗어나, IT, 전장(전자장비), 스마트 홈, 그리고 AI와 같은 첨단 기술 산업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적 전환은 특히 전장사업에서 두드러집니다. 현대 자동차와 도요타, 벤츠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LG전자와 손을 잡고 있는 이유는, LG전자가 제공하는 전기·전자 부품들이 자동차의 전자화, 즉 ‘거대한 전자제품화’를 촉진하기 때문입니다. LG전자는 단순히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카와 자율주행차 같은 미래의 혁신적인 자동차 기술에 필요한 핵심 부품들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히타치가 보여준 미래: LG전자의 벤치마크
LG전자의 이번 변화는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 기업 히타치 제작소의 성공 사례를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히타치 제작소는 한때 소니와 어깨를 나란히 하던 대형 TV 제조사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하지만 TV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히타치는 더 이상 가전제품에 주력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대신 AI와 IT 인프라, 반도체 제조 설비 등 첨단 기술과 솔루션에 집중하며 변화를 꾀했습니다.
이러한 전략적 변신은 2010년대 초반 시작된 구조조정을 통해 구체화되었습니다. 히타치는 단순히 가전을 생산하는 기업에서 벗어나, 데이터센터, 송배전 인프라, AI 솔루션 등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술 기업으로 거듭났습니다. 그 결과, 히타치의 주가는 꾸준히 상승하며 일본 내 시가총액 4위에 올라섰고, 이는 전자 제품 제조에서 솔루션 제공으로의 전환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LG전자는 바로 이 히타치의 성공을 벤치마크하고 있습니다. LG 역시 가전 사업을 축소하거나 포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미래 먹거리로 전장사업과 IT 솔루션을 삼고 있는 것입니다. LG전자는 이미 2023년 2분기 기준으로 전장사업에서 81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이는 LG전자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성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전장사업, LG전자의 새로운 성장 엔진
LG전자가 특히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바로 전장사업입니다. 전장사업은 간단히 말해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기·전자 부품을 생산하는 산업을 말합니다. 오늘날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거대한 전자제품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전기차, 커넥티드 카 등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 기술들은 모두 전기·전자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이는 전장사업의 중요성을 크게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이러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여,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전기·전자 부품들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특히, LG전자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차, 도요타, 벤츠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들 기업에 자사의 전장 부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전장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장기적인 수익 창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2023년 2분기 기준으로 LG전자의 전장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약 810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역대 최고 실적이지만, LG전자가 전장사업에서 진정한 ‘대박’을 터뜨리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LG전자는 전장사업을 통해 미래의 주요 성장 엔진을 마련하려는 의지를 굳건히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 개발과 투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LG전자의 미래: 새로운 도전과 혁신
LG전자가 가전에서 솔루션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한 것은 단순히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일 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선제적인 준비로 볼 수 있습니다. 가전 산업이 성장세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그 속도는 점점 느려지고 있으며, 새로운 기술과 혁신 없이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LG전자는 가전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기술과 솔루션을 통해 더 넓은 시장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LG전자의 이러한 전략은 특히 AI, IoT(사물인터넷), 스마트 홈, 그리고 자율주행차와 같은 첨단 기술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가전제품을 기반으로 하여 이러한 첨단 기술들을 융합시킴으로써, 사용자의 삶을 보다 편리하고 스마트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가전 기업에서 벗어나, 생활 전반에 걸쳐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변신을 의미합니다.
LG전자가 솔루션 기업으로서의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전장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이 분야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있으며, 시장 내에서의 경쟁도 치열합니다. 그러나 LG전자가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혁신적인 사고방식, 그리고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는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높여주는 중요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변화의 시작, 그리고 끝없는 도전
LG전자가 가전의 왕에서 솔루션의 선두로 변신을 선언한 것은 단순한 방향 전환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이는 LG전자가 미래의 산업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히타치의 성공을 벤치마크하여, LG전자는 전장사업과 솔루션 사업에서 꾸준한 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혁신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것입니다. LG전자의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되었으며, 그 끝은 기술 혁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