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반등, 하지만 경기 침체 우려는 여전… 트럼프-푸틴 회담이 변수 될까

미국 증시가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테슬라를 비롯한 주요 기술주의 하락과 부진한 경제 지표는 여전히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종전 협상을 논의한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국제 정세 또한 요동치고 있다.

소매 판매 부진… 소비 심리 회복될까?

미국의 2월 소매 판매 지표는 전월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 예상치(0.6%)를 크게 밑돌며 소비 지출 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특히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근원 소매 판매 지표는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불안 요소가 많다는 평가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3월 제조업 지수도 -20까지 급락하며 2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주택 시장 역시 7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으며 미국 경제 전반의 둔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월가에서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과장됐을 수도 있지만, 소비자들의 지출 감소는 향후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테슬라 4% 급락… 엔비디아도 하락세

미국 증시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테슬라는 4% 넘게 급락했다. 주요 원인은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5분 충전으로 470km 주행 가능한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공개하면서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일본 미즈호 증권이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기존 515달러에서 430달러로 하향 조정하면서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테슬라뿐만 아니라 반도체 업계도 불안하다. AI 열풍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엔비디아는 1.7% 하락했다. 2025년 GTC 컨퍼런스를 앞두고 기대감이 컸지만, 최근 미·중 갈등과 미국 정부의 규제 강화로 인해 투자자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푸틴, 우크라이나 종전 논의… 시장에 미칠 영향은?

한편, 정치적인 변수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종전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번 회담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영토 문제와 자포리자 원전 통제 문제를 주요 의제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유럽 최대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로,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상태다.

JP모건은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될 경우, 유럽의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유틸리티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방산주는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방 예산 증가로 인해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기업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도로 및 건설 장비, 에너지 인프라, 시멘트 관련 기업들이 주요 수혜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금값 최고치 경신, 유가는 상승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 국제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온스당 3,800달러를 돌파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까지 금값이 3,30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3,500달러 돌파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유가는 미군의 예멘 후티 반군 공습으로 인해 상승했다.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되면서 WTI는 67달러 중반대, 브렌트유는 71달러 초반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 트럼프의 대중 정책 변화하나?

또 다른 정치적 이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 가능성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시진핑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월 중순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있으며, 두 정상의 생일(6월 14~15일)을 맞아 ‘생일 정상회담’ 형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재임 시절 강경한 대중 정책을 펼쳤으나, 이번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그의 대중 기조가 다소 완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트럼프가 관세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일정 부분 협상 여지를 남겨둘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인도 증시 부진… 외국인 투자 이탈

한편, 신흥 시장 중 하나인 인도 증시는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약 40조 원어치의 인도 주식을 매도했으며,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최대 규모다. 반면, 최근 중국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중국 기술주로 쏠리고 있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전 세계 금융 시장이 정치적,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요동치고 있다. 미국의 소매 판매 부진과 기술주 하락이 우려를 키우는 가운데, 트럼프-푸틴 회담과 시진핑의 미국 방문 여부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또한, 경기 침체 신호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는 만큼 연준(Fed)의 금리 정책 변화에도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에서 신중한 포트폴리오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어 보인다.